클래식 연주 후보정, 특히 음정 수정에 관한 이야기 (클래식 튠)
클래식에서 음정 수정이 왜 필요하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양한 이유가 있다.
한 번 뿐인 연주회 실황을 녹화나 녹음으로 기록하였는데 실수도 음악으로 볼 수 있지만 너무 마음에 들지 않을때.
그 외에도 개인적인 많은 이유들로 녹음과 녹화를 마쳤는데 음정, 음량 등등 수정이 필요할 때.
오늘은 이럴 때 #스코어리딩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와 함께 작업할 때, 왜 보정 과정이 한결 수월해지는지 이야기해 보려 한다.
🎼 피치보다 중요한 건 ‘흐름’
음악에서 음정의 정확성은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클래식과 같은 장르에서는 모든 음을 100% 정확한 피치로 수정한다고 해서 좋은 음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흐름과 해석이 훨씬 더 중요하다.
내가 엔지니어로서 음악을 공부하고, 연주자들과 함께 일하며 느낀 점도 바로 이것이다.
예를 들어 강박에서 저음을 찍고 반대로 올라가는 패시지가 있을 때, 그 저음을 살짝 더 낮게 처리하면 곡의 반전이 더 또렷하게 살아난다. 이건 단순히 음정의 맞고 틀림이 아니라 선행음과 다음 음정의 관계의 문제다. 마치 선생님이 학생에게 연주 방향을 알려주는 티칭과 비슷하다. 전체 패시지를 봐야한다.
👂 눈과 귀가 동시에 반응해야 한다
연주자와 함께 보정을 할 때는 “여기요, 저기요” 라고 이야기 할 수 없고 명확한 수정 위치를 나눠야한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악보를 받아 두고, 연주자와 함께 몇 마디 단위로 짚어가며 수정한다.
다행히 나는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어, 귀로 들으며 눈으로 악보를 따라가고 프로그램 화면에서 찾아낼 수 있다. 연주자가 “방금 그 부분 솔 음만 조금 올려주세요”라고 말하면, "몇번째 음이요?"라고 묻지 않고 "여기죠?" 라고 바로 수정한다. 이런 점은 연주자와의 소통을 편하게 하고 작업 속도를 크게 높여준다.
🎻 미세한 음정이 만들어내는 뉘앙스
때로는 연주자가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수정 사항을 악보에 표시해서 보내주기도 한다. 예컨대 “여기 조금 올려주세요”라는 메모가 있을 때, 그 ‘조금’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건 엔지니어의 몫이다. 그래서 튜닝기에서 감지하지 않는 그 '살짝'을 올리거나 내렸을때의 느낌과 뉘앙스가 있다. 특히 현악기 연주자들은 음정 차이를 더욱 민감하게 듣는다.
그런데 수정하면 오히려 불협화음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이는 단순한 피치 문제뿐 아니라, 배음(倍音)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음만 보정하면, 수정되지 않은 배음과 음정이 달라진다. 이런 상황에선 해당 배음을 찾아서 같이 수정해주거나, 어떤 음은 과감히 수정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때도 있다. 결국 연주자와 함께 음악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 튠은 ‘도구’, 해석은 ‘사람’
물론 다시 연주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후보정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튠 자체가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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